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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석 정보

#6-1. 내기 / 안톤체호프(수업활용)

by 다정다감 꽃자리 2023. 11. 16.

 

‘SBS 스페셜-고독연습’, 고독에 몸부림칠 때 비로소 당신의 마음에 꽃이 핀다

 

SBS 스페셜 검색 말고 사색, 고독 연습_미디어비평 톺아보기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하지만, 그 '사회적'이란 말이 어느덧 인간의 족쇄가 되는 시대다. 21세기를 상징하는 문명인 인터넷과 SNS는 어느덧 인간을 잠식하기에 이른다. 퇴근을 해서도 업무와 관련된 내용이 전송되는 메일, 잠시라도 다른 곳에 정신을 둘라치면 몇 개 몇십 개, 심지어 몇백 개가 쏟아지는 카톡, 범람하는 페이스북의 언어들, 그리고 일거수일투족 아니 그 사람 자체가 증명사진이 되어 나열되는 인스타. 이 많은 매체들 사이에, 이른바 '사회적'으로 살아가기 위해 맺은 관계들 속에 과연 '나'는 존재하는 것일까? 그 질문을 던지기 위해 <SBS 스페셜>이 택한 방법은 역설적으로 '고독'이다. 

 

3박4일 절대고독의 시간

'고독'의 문을 연 건 4명의 젊은이다. 임현욱(19), 박형순(22), 윤어진(21), 박소현(27) 네 사람은 3박4일의 일정으로 자신을 1.7평 방에 가둔다. 하지만 '가두는 게' 쉽지가 않다. 손에서 스마트폰을 놓지 못해 끝까지 사수하다 그마저 못하게 되자 자신을 촬영하는 카메라를 상대로 셀카 연습을 하고, 대화를 시도하는 이들은 영락없는 21세기형 인간이다. 

하지만 결국 핸드폰을 빼앗기고, 생각이란 것을 해본 적이 없다고 혹은 생각을 하면 우울해 질까봐 싫어하던 이들이 '포기' 버튼의 유혹을 이겨내며 하루의 시간을 지냈다. 그리고 마치 면벽 수도하는 수도승들에게 던져진 화두처럼 그들에게 던져진 질문, '나는 누구인가?'. 그러나 '나는 누구인가?'란 질문에 도달하기 위해, 우선 각자 지금 자신이 빠져있는 그 무엇을 털어내야 하는 관문이 있다. 

 

이제 막 수능 시험을 마친 현욱에게 '자아성찰'이란 쓸데없는 것이다. 공부 못하면 노답인 세상에서 자신을 되돌아보는 건 쓸데없는 것이며, 그럴 여유가 없다고 생각했었다. 이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4명은 공통적이다. 현욱이 수능을 핑계로 생각을 미뤄두었다면, 소현 씨는 주중 자신이 하는 쇼핑몰 일이 끝나는 주말까지 커피전문점 알바를 하며 홀로 생각에 빠질 시간을 피한다. 집에 와서도 늘 인터넷 동영상을 틀어놓고, 사람들의 말소리에 빠져있는 그녀. 그런가 하면 윤어진 씨가 빠져있는 건 셀카이다. 하루 종일 수백에서 천 장이 넘는 셀카를 찍고, 그것을 보정하여 인스타에 올리고 그 반응을 지켜보느라 바쁜 그녀에게 생각할 여유는 당연히 없다. 박형순 씨는 잠이 부족할 정도로 관계와 관계의 사슬에 자신을 얽어매어 놓는다.

 

이렇게 그 '무언가'에 빠져, 자신을 돌아보거나 자신에 대해 생각할 겨를이 없는 네 사람은 본의 아니게 1.7 평의 '독방'에서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그들은 3박 4일간 외부와의 접촉이 차단된 독방에서 홀로 생활하게 된다. 그곳에는 스마트폰도 컴퓨터도 TV도 친구도 가족도 없다. 포기선언을 하지 않는 이상 나갈 수도 없다. 단순해 보이지만 경험하기 힘든 절대고독의 시간, 그들은 고독을 통해 무엇을 얻었을까? 자신이 빠져있는 것, 그것들의 역사를 살펴보다 보니 거기에 자신의 역사가 있다. 그리고 비로소 자신이 누구였는가, 누구인가를 생각해 보게 되는 네 사람. 

 

그들이 마주한 자신의 역사에는 고등학교 시절 80kg이 넘는 몸무게로 상처받았던 소녀가 있고, 홀로 사는 외로움을 견뎌내지 못할까 하는 두려움이 있다. 또한 부모님이 정해주신 세상의 길을 따라, 반항을 해보기도 했지만 결국 하고 싶었던 것을 꿀꺽 삼켜버린 소년이, 게임만 하며 세상과 담을 쌓았던 청년이 있다. 셀카에 대학에 관계에 그리고 쉴 틈 없는 일상에 매몰되어 놓치고 있었던 자신을 그 누구의 권유도 아닌, '고독'을 통해 마주한 네 사람은 비로소 자신이 누구였는지 그리고 지금 누구인지 마주한다. 

 

SBS스페셜 <고독연습>